저자가 소개하는 일본문화라는 것들을 되 돌이켜 보며 세가지로 재정리해 봤다.
첫째는 한국문화와 비슷한 일본문화 이다. 책에 소개된 예로는 명품수집하는 젊은이들의 문화, TV프로그램 제작 및 진행 등에 관련한 미디어문화, 다이어트에 관한 여성들의 문화, 인터넷에서 들어 나는 숨은 얼굴에 관한 인터넷 문화 그리고 자판기 문화이다. 물론 실제 일본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로선 상기 예들이 꼭 우리 한국문화와 같다고 말할 순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낀 느낌이 다르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
둘째는 서양문화와 비슷한 일본문화 이다. 그 예로 팔짱을 끼고 거리를 활보하는 한국여성들을 레즈비언으로 오해하는 그들의 시선이 서양의 사고와 비슷하며, 개인주의, 더치페이, 도시락(서양의 블루칼라들은 런치박스를 지참하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함), 맞벌이 부부에서 엿볼 수 있는 여권신장 및 여성의 사회진출과 남녀평등, 부모 자식간의 쿨 한관계, 나이 많은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것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 등이 서양문화와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다.
셋째는 말 그대로 일본문화 이다. 예로는 목욕문화, 섞어 먹지 않는 것과 쓴맛을 즐기는 음식문화와 젓가락 매너, 즐거움을 위해 기다리는 것과 막차시간 전에 귀가하는 것 그리고 빨리 보다 정확을 중요시하는 경향 등, 철저한 시간개념과 관련한 문화들은 나의 짧은 상식 때문에 다른 나라문화와 비교할 수 없기에 일본의 독특한 그들의 문화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저자의 의견 중 흥미로운 것이 있어 잠시 짚어본다. 저자가 말하기를 “일본인의 약 90%가 무교” 라고 한다. 잠시 이 말과 영국인들이 하는 말과 비교하자면, 영국인들은 종교에 관한 질문에서 자신들을 “쳐치 오브 잉글랜드”라고 한다고 한다. 그 뜻은 일체 종교행위 즉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이 크리스챤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라고 한다. 이에 반하여 일본인들은 절기마다 때마다 각종 종교행사에 동참하면서도 자신들은 무교라고 생각한다고 하니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일본문화가 서양문화와 비슷한 공통분모를 가진 데에는 일본이 문호를 일찍 열어 서양문명을 도입하여 토착화 시킨 결과인 것 같고, 우리 문화와 비슷한 점이 있는 것은 그들이 우리나라를 통치했던 시대의 결과인 것 같다. 그 예로 “아까워하는 병” 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나의 아버지가 일본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내용이 꼭 아버지와 맞아 떨어졌다.
일본의 문화 중에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것은 시간관념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캐치프레이즈( Catch Phrase)를 비교해 보니 우리 민족이 한수 위임을 알 수 있었다. 일본인들은 말하길 “빨리 보다 정확” 이라고 하지만 우리에게는 “신속정확”이란 말이 있다. 일본은 천천히 그러나 정확히 일 처리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빠르면서도 정확히 한다. 그러니 우리가 한 수가 아닌가!? (배달에서만 그런가?ㅋㅋ)
아무튼 상기언급과 같이 저자는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것들 중에 일부는 우리와 비슷하고 또 다른 부분은 서양과 비슷한 것을 보면서 문화는 곧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과 그 비슷한 분류들이 모여서 특정한 문화를 이루는 것이다. 내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서 자연스럽게 뒤따라온 생각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럼, 무엇이 한국문화이며, 과연 무엇이 정녕 한국인을 가장 한국인답게 만드는걸까?” 아직도 전통을 중시하여 한복을 입고 한옥에서 옛 방식대로 사는 것만이 한국인 다운것일까? 최첨단 기술 위에 세워진 도시 속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와 별다름이 없게 사는 한국국적의 사람들은 한국인답지 못 한 걸까?
나는 문화가 곧 사람이고 사람이 문화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각 자신의 고유한 문화를 소유하고 있다가 비슷한 문화(=사람)끼리는 서로 흡수하여 동질성을 강조한 더 큰 문화를 이루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비슷한 문화끼리 흡수하여 더 큰 문화를 이루는 현상이 발생하기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한 것 같다. 그 조건은 오직 이질문화의 출현 이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 사람들끼리 있는데 서로의 독특한 문화의 다름으로 인해 구분이 있다가도 어디선가 일본인이 등장하게 되면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일본인과 한국인으로 구분되어질 것이다. 그 다른 두 문화 사이에 서양인이 등장하면 아시아 문화와 서양문화로 구분되어지겠지. 그렇다면 결국 온 인류가 한 문화로 융합 하려면 외계인이 등장하면 될 것 같다. ㅋㅋ 이것은 농담이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같은 한국인이라 해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각각의 독자적인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여야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한 문화를 소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저자도 이와 비슷한 말을 여는 글에 기록하였다.
“전혀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라면, 원래 문화가 다르다고 알고 있으니까 뭔가 오해가 생겨도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해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지요. 그렇지만 처음부터 ‘우리는 비슷하다’라고 생각하면 처음에는 친해지기 쉽지만 뭔가 오해가 생기면 문화 차이인 것을 깨닫지 못하고 ‘마음이 안 맞아’, ‘이상한 사람이야’라고 오해를 해 버립니다. 서로 상대방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뒤늦게 이해하려고 노력도 하지 않거나 사이가 나빠지는 일도 자주 있다고 합니다.”
일본인인 저자가 체득한 한.일문화를 바탕으로 저술한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름대로 교훈을 얻었다. 물론 저자는 전혀 독자인 나에게 교훈을 줄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 교훈은 “자신을 올바로 알고 싶으면 자신과 다른 사람을 즐겨 만나야겠다.” 이다. 여기서 다른 사람이란 전혀 편하지 않은 사람을 뜻한다. 단순히 편하지 않은 것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나를 심히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까지도 포함된다. 왜냐하면 그들이 바로 나와 다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라면 내가 불편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만약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 다 자신을 바로 안다면 우리나라는 지금보다는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고로 이 책은 세상을 바꾸기를 희망하는 젊은 독서가에게 잘 어울리는 책이라 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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